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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도서감상

안녕이란 말도 없이

by 망고래빗 2017. 9. 16.

안녕이란 말도 없이 / 우에노 켄타로 / 미우 / 2011


만화의 디테일한 배경묘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의 책표지가 내 손을 이끌었다. 그리고 계산대로 향했다. 

     

만화 「안녕이란 말도 없이(원제:さよならもいわずに)」는 작가 본인의 경험담을 소재로 그려낸 자전적 만화이다.


2004년 12월 9일부터 약 1년 동안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내는 과정이 리얼하게 묘사되었다. 자신의 기억을 하나씩 더듬으며, 또는 기록해둔 메모와 자료를 활용하고 취재를 통해 작품이 완성된 것 같다. 그만큼 구체적이다.

     

2004년 12월 10일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2층 작업실에 있다가 잠시 내려왔는데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 급히 병원으로 후송.......

작가는 아내의 죽음 당시 상황을 잘 묘사했다. 자신의 슬픔과 충격을 묘사하기 위해 화면을 일그러뜨렸다. 자신의 당시 감정을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응급실에 들어간 아내를 딸과 함께 응급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에서는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보여주는 등 긴장감을 유발했다.

하지만 가족이 죽었는데도 남편과 딸은 전혀 울지 않는다. 이미 예견되어서인지, 아니면 일부러 묘사를 하지 않았는지 그게 궁금하다.

     

부인이 죽기 직전에 만들어놨던 카레가 그대로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져있어 냉동실에 집어넣는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2004년 12월 9일에서 10일 하루차이로 세상은 바뀌어 있었다. 아내의 사망소식을 지인들에게 전달한다. 이 때를 ‘내 인생 최악의 전화’로 표현한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키호의 죽음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야만 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아내가 죽기 전에 같이 봤던 DVD를 반납하러, 대여점에 들르는 등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해가 넘어간다. 아내와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잊으려고 애를 쓴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과 아내, 그리고 딸을 제외한 모든 인물의 얼굴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 전반적으로 영화 기법를 사용했다. 작품이 끝나기 직전에 영화처럼 만화에 크레딧을 도입한 것이다. 크레딧이 지난 후에 만화의 마지막 장면이 등장한다. 딸과 함께 새로운 반려자를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대체적으로 작품의 분위기는 무겁다. 슬프다. 작가는 자신의 슬픈 기억을 왜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을까. 그것은 작품을 직접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심정을 이토록 구체적으로 묘사한 만화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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