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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8

반딧불이의 묘 (1988) 감독 타카하타 이사오 제작 스튜디오지브리 ⓒ新潮社 한 때 나의 3대 애니메이션은 중국의 테웨이 감독 작품 , 캐나다의 프레데릭 백 감독 작품 그리고 일본의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 작품 였다. 그 정도로 이 작품을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처음으로 갖게 된 비디오테이프였으니까. 이 작품은 “1945년 9월 21일 나는 죽었다”라는 충격적인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사후의 주인공 남매가 생전의 모습을 바라보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 구분은 화풍(畵風)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관객들은 사람이 직접 연기하는 실사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릴지언정 그림이 움직이는 만화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만화영화를 보며 감동도 받지 않는다. 저 연령층의 관객이 아닌 이상은. 그렇지만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임.. 2019. 6. 13.
소중한 날의 꿈 (2011) 감독 안재훈 한혜진 제작 연필로 명상하기 ⓒ연필로명상하기 2005년 SICAF에서 처음 접했던, 마치 일본의 '스튜디오지브리'와 비슷한 화풍으로 매우 인상적이어서 개봉하게되면 꼭 봐야지 했던 영화를 2011년에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 겪게되는 사춘기 시절의 성장통과 첫사랑 이야기를 차분하면서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의 매력은 지금의 성인에게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놓은 듯한 어린시절의 추억을 맛볼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아! 저런게 있었지~'하는 기분을 이곳저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랑이네 방앗간 벽에 붙어있는 한복입은 여인의 포스터와 향원정의 그림이 있는 달력이라든가 심수봉, 송골매의 카세트테입은 1970년대의 모습을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2019. 6. 13.
독도이야기 신용하의 독도 이야기, 살림, 신용하, 2004 흔히 ‘독도’ 하면 생각나는 유명인이라고 하면 누가 떠오를까. 젊은 사람들한테는 가수 김장훈이 떠오를 수 있을 것이며, 약간 연배가 있다면 ‘독도명예군수’ 정광태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못지않게 독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은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일 것이다. 초판 발행은 2004년이니까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가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을 쓴 적이 있다. 책이 두껍지 않고 얇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편한 책이었다. 그 책에 나와 있는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본다.에 의하면 서기 512년 (지증왕 13년)에 작은 섬나라 우산국(지금의 울릉도)이 신라에게 병합되었다고 한다. 에 의하면,"우산과 무릉의 두 섬이 현의 정.. 2018. 3. 20.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민음사, 2015 이 소설은 주인공 계나가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나는 날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계나의 집안은 그리 잘사는 집은 아니다. 다섯 식구가 사는데도 차를 갖고 있지 않아 계나의 부모가 딸을 마중할 때도 계나의 애인인 지명의 도움을 받을 정도니까. 계나는 이민을 생각하기 전에는 은퇴 후 50대가 되면 제주도에서 허름한 아파트를 얻어 자급자족하며 홀로 시간적인 여유를 즐기면서 살다가 60대에 스스로 마감하는 인생을 꿈꿨다. 왜냐하면 나이를 먹으면 이곳저곳이 고장 날 것인데 이 힘든 세상 구차하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그런 마음인 것이다. 계나는 호주에 가기 전 한국에서 종합금융사에서 카드결제를 승인해주는 업무를 했었다. 작가는 카드사의 승인실에서 하는 일을 계나를 통해.. 2017. 9. 21.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유정래 외 16인, 세나북스, 2015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 제목 자체가 현재 내 심정과 일치해서인지 눈에 바로 들어온다. 일본에서 살고 있는 사람, 일본에서 살아본 사람 그리고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 사람 등 17명의 글로 구성된 이 책은 일본생활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하다. 그들의 일본 생활기는 어땠을까.외국생활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언어, 새로운 사회시스템에 적응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한국생활을 탈피한다는 뜻이다. 수십 년간 한국에서 살았던 그들이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은 누가 봐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그 곳에서 펼치고자 하는 꿈이 있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 생활에 염증을 느껴.. 2017. 9. 20.
미치코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미치코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마스다 미리 저, 박정임 역 / 이봄 수짱시리즈로 유명한 만화가 마스다 마리. 난 수짱을 잘 모른다. 수짱시리즈를 읽어본 적이 없다. 마스다의 만화는 처음이다.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할까 하는 마음에 서점에 가서 영어 관련도서를 고르다 말고 만화관련 코너에 가서 우연히 발견한 책. . “be동사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인가? 책의 앞장을 펼쳐보았더니 이런 분들에게 권한다는 말이 나온다.영어에서 손 놓은 지 10년 이상 된 사람, 초짜 입문서는 보기에도 영어실력이 민망한 사람. 기초반이나 입문반 말고 그 밑에 다른 반이 한개 더 있으면 좋겠다는 사람 등등 모두 나를 말하는 것 같았다. 왠지 이 책을 한 장 한 장.. 2017. 9. 18.
우연한 산보 우연한 산보 / 쿠스미마사유키, 타니구치 지로 / 미우 / 2012 나는 일본이 좋다. 내가 일본을 좋아하는다는 것은 일본 정부나 그 나라가 하는 짓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다. 일본의 풍경이 좋다는 뜻이다. 일본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되어있는 나라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이 시대에 일본의 관광지에는 아직도 일회용 카메라를 팔고 있다.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디지털화 되어 있으면서 한국보다 더 아날로그화 되어 있는 나라이다. 이런 점이 나에게 발산하는 일본의 매력이다. 우리에게는 로 알려진 쿠스미 마사유키와 타니구치 지로의 가 이러한 일본의 매력을 보여주는 만화인 것 같다. 는 장면 하나 하나에 일본의 풍경, 그것도 도쿄의 풍경을 담아놓은 만.. 2017. 9. 17.
안녕이란 말도 없이 안녕이란 말도 없이 / 우에노 켄타로 / 미우 / 2011 만화의 디테일한 배경묘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의 책표지가 내 손을 이끌었다. 그리고 계산대로 향했다. 만화 「안녕이란 말도 없이(원제:さよならもいわずに)」는 작가 본인의 경험담을 소재로 그려낸 자전적 만화이다. 2004년 12월 9일부터 약 1년 동안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내는 과정이 리얼하게 묘사되었다. 자신의 기억을 하나씩 더듬으며, 또는 기록해둔 메모와 자료를 활용하고 취재를 통해 작품이 완성된 것 같다. 그만큼 구체적이다. 2004년 12월 10일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2층 작업실에 있다가 잠시 내려왔는데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 급히 병원으로 후송.......작가는 아내의 죽음 당.. 2017. 9. 16.